2019년 11월, 바리톤 채승기 선생님의 해설로 포아는 다시금 프라움악기박물관에서 음악회를 가졌습니다. 과장하자면, 이번 연주회를 이렇게 표현해 볼 수 있을까요? ‘대중의,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해 프라움박물관은 화려한 대형 트리, 선물 장식, 그리고 빨간색 포인세티아 등으로 한껏 멋을 냈습니다. 진행자로 나선 채승기 선생님은 편안하고 유쾌한 입담으로 시종일관 관객의 감흥을 이끌었는데, 이보다 더 대중을 즐겁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습니다.
이 날 프로그램은 훈훈한 연말 분위기와 대중의 취향을 고려해 피아노 듀엣과 독주곡을 다채롭게 섞어냈으며,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등 들어봤을 법한 친밀한 선율로 대중의 호응을 적극 유도했습니다. 주희성 교수님과 함께 4명의 연주자가 등장해 각기 독주곡을 선사했고,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中 <달빛>과 <파스피에>, 리스트의 <탄식>, 라벨의 <물의 유희>, 쇼팽의 <왈츠>, 그리고 리스트의 <초월적 기교 연습곡 제 2번>이 서정적으로 혹은 열정적으로 다채롭게 펼쳐졌습니다. 음악회의 열기는 마지막 스테이지를 장식한 <리베르탱고>와 연이어 앵콜 스테이지, 라비냑의 <8개의 손을 위한 갤롭 행진곡>에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후자는 연주 중간에 연주자들의 예상치 못한 코믹 액션으로 관객의 실소를 자아내곤 하는 곡인데, 이 날 청중은 무대 위 포아의 음악과 몸짓 하나하나에 세심하게 반응하며 박수갈채와 온기어린 환호성을 보냈습니다. 이후 박물관 내부의 반짝이는 장식을 바탕으로 포토타임이 이어졌고,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음악회 열기로 더워진 마음만큼은 소중히 간직한 채 모든 행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음악회를 기획하다 보면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 밀고 당기는 수위조절이 뜨거운 감자로 자주 떠오릅니다. 마치 이것은 진보와 보수 간에 소위 ‘낭만주의 시대의 전쟁’을 떠올리게도 하고요. 하지만 두 영역이 만나는 접점에서 바로, 서로에 대한 조우와 묘한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접점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21세기 음악가의 소명이기도 하겠지요. 함께 연주하는 음악, 함께 맞대어 궁리하는 생각, 그래서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의 찬란한 미래. 이 모든 것이 포아에서 시작되고 이루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I PoAH You! ^^
포아 피아노 연구회 총무 신민정 (학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