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낯설었던 첫 1년, 시도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겐 최초였던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열정 하나로 참 많은 일들을 해 내었던 한해였습니다. 포아의 미래는 그렇게 평탄히 흘러갈 줄 알았었습니다. 2020년이 인류사에 다시 있어선 안될 대재앙의 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코로나19는 모든 사람들을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은 듯 엄청난 공포로 다가와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들었지요.
우리 PoAH도 많은 연주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어려움을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혼돈의 와중에서도 아무 사고없이 제1회 아마추어 콩쿠르를 성공리에 개최했고 쇼팽, 라흐마니노프, 리스트의 Etude 전곡을 연주했으며 연말에 전반기에 하지못한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연주 베토벤의 의미까지 해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찌하여 PoAH 피아노 연구회는 이리도 추진력이 좋은지, 그 힘의 근원을 찾아 이번 기회를 통해 자랑해보려 합니다. 지난 2년간 영광스럽게도 포아의 초대 회장이라는 자리를 맡아 모든 준비과정을 함께하며 제가 느낀 포아만의 강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는 주희성 교수님의 리더쉽 덕입니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 하시며 판단을 내리시는데 망설임이 없으신데다가 모든 진행상황을 꿰뚫어 보고 계시는 꼼꼼함 덕분에 많이 어설픈 임원들이지만 실수 없이, 겁 없이 많은 일들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수평적 관계입니다. 자칫 수직적으로 형성되기 쉬운 선후배 관계이지만, 인성을 중시하는 포아에서는 평등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서로를 인격 대 인격으로 존중하며 주어진 일들을 해내었습니다. 라떼 좋아하는 ‘꼰대’가 포아에는 없다고 자부합니다.
셋째는 긍정적이고 어디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분위기가 한몫 단단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와 보신 분들을 알겠지만, 포아의 모임들은 재미있습니다. 스스럼없이 농을 던지고 누구든지 거기에 너그럽게 큰 웃음을 던져줄 준비가 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전문성과 진지함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가들이 포아에 모여 웃음을 잃지 않으며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니 거기서 여러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음악의 에너지가 생긴다고 믿습니다.
포아는 젊습니다. 단순히 회원들의 연령대가 어리다는 것이 아니라, 넘치는 의욕과 에너지에 더불어 실력과 추진력까지 겸비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사람으로 치면 청년기의 연구회입니다. 그동안 여기까지 오는데 함께 해주신 모든 명예회원, 정회원, 준회원 분들께 감사드리며 포아의 앞길에도 늘 응원과 협조 아끼지 않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포아 피아노연구회 회장 김유상 (학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