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과 전주를 뜨겁게 달구었던 ‘한여름의 무도’ 연주회 후기

 이번 연주회는 더욱 특별함이 느껴졌습니다. 우리 PoAH 연주자들이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갖는 첫 공연이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팜플렛을 받아보는 순간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가 더욱 마음을 사로잡았고, 한여름에 펼쳐질 우리들의 무대가 뜨겁고 열기 가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박 3일 일정 동안 순천과 전주에서 2번 연주를 해야하는데, 두 도시를 처음 방문한 멤버도 있었기에 연주 뿐만 아니라 간단히 도시 탐방도 계획하였습니다. 첫째 날, 순천역에 내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우리는 연주 전까지 시간이 남아있다는 여유로움 속에 곧장 순천만 국가정원을 향했고, 아주 덥고 뜨거운 날씨였지만 호수도 보고 단체 컷을 찍은 후 리허설을 하러 이동했으며, 회장님 부부께서 순천 연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많이 해주신 덕분에 꽉 찬 관객석 청중들의 응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연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연주회가 더욱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총무 신민정님의 아나운서급 진행 능력이었습니다. 마치 한편의 열린음악회를 관람하는 것 같았고, 회장 김유상님과 총무 신민정님의 웃음 가득 환상의 찰떡콤비 진행 능력은 최고였습니다. 대단한 호응과 함께 꼭 다시 연주를 들려달라고 말씀 해주신 감사한 많은 분들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뒤풀이를 마치고 다음날 전주로 향했고 전주의 명소인 한옥마을을 방문하여 식도락을 즐기고 전농동 성당도 구경했던 기억이 새록 떠오릅니다. 연주 전의 행복한 시간들처럼 전주에서의 연주도 아주 뜻 깊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음악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고 이를 청중들과 나눌 수 있었음에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바쁘고 정신 없는 일상 속에서, 음악인으로서 잊지 말아야 할 초심과 열정을 살피고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음악회를 감상하기 위해 먼 길을 와주시고 연주의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주셨던 관객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포아 피아노 연구회 총무 강수연 (학 04)

포아 창단연주회 후기

개봉박두!!

 PoAH의 첫번째 연주인 ‘PoAH 피아노 연구회 창단 연주회’가 드디어 서울대학교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열렸습니다. 2018년 늦가을, 총회와 임원회의를 거쳐 주희성교수님과 임원진들이 열심히 의논하고 준비해 온 이 연주회를 얼마나 설레며 손꼽아 기다려왔는지 모릅니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기술을 연마하고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과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었는데, 그것은 바로 “마음도 함께 가꾸어라” 였습니다. 저희는 PoAH라는 피아노연구회를 창단하면서 우리의 포아 정신을 되새기며 예술성과 인성을 두루 갖춘 연주자단체가 되고자 다짐하였습니다.

 이 날 연주회는 김유상 회장님의 환영인사와 함께 진행되었는데, 총 5개 작품으로 구성된 이 음악회는 첫번째로 ‘슈베르트의 피아노의 듀엣을 위한 환상곡 D. 940’ 이 연주되었습니다. 4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다양한 캐릭터 변화와 경쾌하게 움직이는 리듬감이 흥미로움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두번째로 ‘라흐마니노프가 편곡한 크라이슬러의 작품 <사랑의 기쁨>’과 독특한 화성 그리고 컬러풀한 음색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 인상주의 작곡가인 ‘드뷔시의 <기쁨의 섬>’이 이어졌습니다. 인터미션이 지나고 2부는 ‘모짜르트의 환상곡 3번 d단조’의 연주로 시작되었습니다. 애상적이고 다소 어둡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미로운 선율이 돋보이는 이 곡은 마치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의 향기가 묻어나오는 듯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두 명의 연주자가 총 24개로 이루어진 ‘쇼팽 프렐류드 op. 28’를 나눠서 연주하였는데, 다양한 표현 방법과 적절한 대조, 각자가 지니고 있는 내면적 감성과 열정이 돋보였습니다. 멋진 무대를 빛내주신 연주자들과 귀한 시간 발걸음 해주신 관객분들과 함께 리셉션을 가지며, 앞으로 PoAH의 무궁무진한 발전과 응원의 메세지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었던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창단연주회에 참여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시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애써주신 주희성 교수님과 임원진들, 회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포아 피아노 연구회 총무 강수연 (학 04)

포아의 첫 해를 마치며

   “내가 무얼 해야 이젠 제법 많아진 졸업생 제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제 갓 긴 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최고령 제자에게 주희성 선생님께서 심각하게 물어오신 이 질문 하나에서부터 모든 이야기들은 시작되었습니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길. 정관은 어떻게 쓰는 것이고 고유번호단체와 법인의 차이는 무언지, 포아 창단을 준비하며 한국말이지만 당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과 씨름을 하다 보니 제가 우물 안 개구리보다 더한 연습실 안 음대생이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름을 정하고, 임원진을 뽑는 등의 복잡한 단계들을 거쳐 단체등록까지 마친 후에, 포아는 탄생했습니다.

   처음에 피아노 연구회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할 때, 마음속의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다른 피아노 단체들과 무엇이 다를 수 있을까?” 그 답이 어렴풋이 보인다고 느꼈던 것은 첫 임원 회의가 끝난 후였습니다. 중요한 안건들이 즐비했지만 일단 사진부터 한 장 찍고 나서 생각 하자며 서로 얼굴이 작아 보이는 뒷자리로 가겠다고 깔깔대는 모습, 개인적 사정으로 회의에 늦어서 미안하다며 모두에게 마음이 담긴 선물을 돌리는 신민정 총무님의 모습 등에서 우리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좋은 사람들이 여기 있다. 혹시라도 마음속에 팍팍함이 자리하고 있었더라도 함께하면 즐거워지는 수준 높은 음악인들의 모임. 회원들이 함께 수평적으로 교류하면서 음악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성장한다면 그것이 우리만의 장점이자 강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상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3월에 있었던 서울대 콘서트홀에서의 성공적이었던 창단 연주를 시작으로, 순천과 전주를 뜨겁게 달구었던 한여름의 무도 시리즈, 프라움 악기박물관에서의 2회의 연주를 비롯하여 그 어렵다는 스크랴빈을 멋진 세미나와 더불어 근사하게 풀어낸 TLI 아트센터에서의 2회 정기연주까지, 포아의 1년은 이렇게 바쁘게 흘러왔습니다. 우리는 충분히 열정을 증명했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음악 감독이신 주희성 교수님과 모든 정회원, 명예회원 분들 및 여러 면에서 관심을 보여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저희 포아는 더더욱 흥미진진한 음악 여정을 가질 예정이오니 여러분들의 계속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포아 피아노 연구회 회장 김유상 (학 97)

함께 지어져가는 우리…

 2007년 즈음 아직 신참의 티를 벗지 못하고 학생 같은 마음으로 학교에 출근하며 매일매일 떨림과 설렘으로 학교 교문을 들어서던 때, 명문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는 분에 넘치는 축복을 누리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의욕에 넘쳐 학교에 오면서 이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던 때였나 보다. 대부분 피아노를 ‘잘’ 치고 머리가 좋은 학생들이지만 뭔가 무대에 가면 위축이 되고 아는 만큼 더 겁을 내며 무대에서 마음껏 자유롭지 못한 학생들에게 연주력을 길러주는 직접적인 도움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던 차, “학생들에게 이제부터 매주 한 번씩 다 같이 모여서 스튜디오 클래스를 가진다고 공지해…” 당시 학생들과 나 사이에 전달 책을 맡은 학생에게 이 말을 내뱉어 버렸다. 말을 하자마자 당장 후회의 생각이 들며 정작 당시 신인 교수였던 나에게 쏟아지는 연주 스케줄과 티칭, 그리고 6살배기 딸아이의 엄마로서 해야 하는 일들도 너무 많은데 지금 이 열외의 시간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정작 나보다 학생들이 이 말도 안 되는 선생님의 공지에 패닉이 되며 더 혼란스러워 했던 것 같다. 매 주마다…? 어떻게…?

 그렇게 시작한 PoA (Performance of Advancement ® Potential of Art 로 바뀜) 가 어느덧 100회를 넘어 얼마 전 9월 14일에 서울대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150회 연주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학생들 스스로 연주자의 자세로서 PoA의 절대적인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고 그 시간을 통해 동기간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습들이 자연스러워졌다. (정말 처음에는 서로의 연주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을 엄청 어색해 하며 침묵으로 일관하던 아이들이었는데…).이 시간을 통해 더욱 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며 음악적 성장을 가져온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어릴 때부터 경쟁구도에 익숙한 아이들이 이 시간을 통해서 친구이자 라이벌일 수 밖에 없는 클래스메이트들과 같은 종류의 고민을 서로 나누면서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나도 학생들도 놀랐다. 엄청난 양의 개인 연습을 요구하는 전공 특성상 늘 혼자서 하는 일에 익숙한 학생들이지만 학생들 스스로도 음악적인 면에서 협력의 관계를 배우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돈독해지는 관계를 보니 지난 13년간의 이 엑스트라로 헌신한 시간들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제자들이 주는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각자의 다른 위치에 있지만 여전히 피아노와 무대를 사랑하고 무엇보다 우리의 관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PoAH (Piano of Artistry & Humanity) 피아노 연구회를 창단한지 갓 1년이 되었다. 학창시절 연주자로서 갖추어야할 준비 시간을 PoA에서 배웠다면 이제는 이제껏 배운 음악을 우리가 추구하는 모양으로 또 우리만의 색깔로 마음껏 표현하는 무대를 PoAH에서 만나길 기대해 본다.

음악은 사람의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우리 각자의 생긴 모습대로 나올 텐데 우리 PoAH 연구회에서 만들어내는 음악은 함께 모였을 때 비로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음악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음악의 순수한 기쁨을, 감동을 전할 수 있기를 감히 소망하며…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주희성 교수

PoAH 피아노 연구회의 “The Beginning”

창단한지 일년여 만에 새롭게 홈페이지를 시작하며 앞으로의 우리의 다양한 활동들을 남기며 함께 배우고 나누고자 합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지만 같은 뜻으로 모여서 음악을 통해 서로 교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위하여 연주자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뛰어난 실력도, 피아노를 남다르게 다루는 능력도, 화려한 기교도 아닌 ‘감사할 줄 아는 마음’ 입니다. 연주자의 마음에 감사가 우러난다면 그것은 감격으로 변해 기쁨이 되며 그것이 어떠한 형태로든지 관객에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